[한풀이] 매일 눈팅만 하다가 일본 노벨상 기사가 있어서 가져와봤습니다.
2014.10.10 17:44
자게에 이런거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눈팅만 하다가 기사를 보고 이것저것 생각나는게 있어 주저리 써봅니다.
저작권에 걸릴 것 같아 마지막 내용만 가져와봤습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만 부러워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들의 저변 확대에 대해 부러워해야 합니다. 그러한 일본 조차도 과학자가 살기 힘든 곳이라고 해서 미국으로 떠나간 학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과학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단지 노벨상만을 원하는 나라가 아니라 과학을 사랑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 아직도 우리는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역시나 오늘도 기대만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이 척박한 토양에서 승천하듯이 나올 거야라고 말입니다'
기사를 보고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어서 정말로 긴 장문의 푸념글을 썼다가 지웠습니다.
지금 한국에는 내새울만큼 잘하는 산업이 한가지 있습니다.(제가 몸담고 있기도 합니다.)
10년전만해도 일본하고는 상대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추월해서 세계 1위가 된 회사가 있는 산업.
그런데 그 산업의 밑바탕에는 죄다 일본 제품이 있습니다.
현재 둘러보면 재료, 설비 모두 일본산.
절대적으로 말해서 한국 사람들 감정적으로 '일본 대지진나서 다 망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분 있는데...
일본 망하면 한국도 망합니다. 최소한 한국이 지금 잘나가는 산업 자체가 망할겁니다.(이것만큼은 확실합니다.)
일본이 노벨상을 탄게 부럽습니다. 그것도 물리, 화학, 의학 같은 부분에서 탄게 정말로 부럽습니다.
진짜 '저놈들은 우리나라랑 뭐가 다르길래 저런가...' 싶기도 합니다.
얄미울 정도로 잘해서 더욱 궁금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기사 안에 있는 것처럼 '지방대를 나와서 지방에서 하고싶은 연구를 했더니 노벨상을 주더라.'
한국에선 지방대를 나와서 지방에 있는 회사를 들어갈 수는 있으나, 하고 싶은 연구를 하게는 놔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국까에 친일파처럼 되버리는 것 같아서 지우고 다시 썼는데, 그래도 왠지 친일파처럼 보일 것 같네요.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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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0.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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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10.10 19:04
백 번 천 번 공감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나리
10.10 19:10
중학교 영어수업때 배운 내용입니다만...
Everyone can do something well.
문제는 그 재능을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으로 보느냐 시기 질투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죠.
감히 지잡대 출신이 이런것을 연구할 수 있느냐는 등의 부정적인 시각... 위험하죠 -
혹시 그 산업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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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쪽인 것 같습니다
반도체 광학장비는 일본이 원천기술이나 실력이 최고니까요...
아마도..(?!) -
왕초보
10.10 22:44
글 쓰신 분은 섬상을 염두에 두고 하신 얘기겠지만, 산업 전반에 걸친 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도 얼마나 저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들의 문화가 좀 특이한 것은 사실입니다. 꼭 좋다고 하기도 그렇고요.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는 것을 열광하는 것과, 지금의 일본을 만든 문화는 두가지 다른 문화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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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s
10.14 09:35
제가 몸담고 있는 쪽이다보니 밝히기 애매했지만, 다른분이 댓글로 말씀해주셨네요.
반도체 맞습니다.
분명 제조기술은 뛰어나지만, 실상 일본의 원천기술이 뛰어나다보니 재료와 설비를 일본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분명 우리가 고객이고 갑인데... 일본 눈치를 많이 봐야하지요... -
평생 열심히 하면 어떤 형태로든 보상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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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0.11 09:56
사실 황우석 박사 얘기가 또 나왔는데 황우석 박사 한명때문에 우리나라 과학계 전체가 받은 타격은 엄청납니다. 일단 신뢰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황우석 박사에게 쏠렸던 연구비때문에 굶어야 했던 연구자들도 많았다고 봐야 합니다.
즉.. 단순히 과학계/의학계를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는게 필요하는게 아니라, 지원하는 측과 지원받는 측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측 이 모든 부분의 변화가 와야 합니다.
일본에서 노벨상 받은 사람들 얘기도 그렇지만 이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따로 받으면서 조옹히 편하게 연구하다가 노벨상 받은 것이 아닙니다. 이들도 박봉에 시달리면서 열심히 일하다가 노벨상 받는 연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또 노벨상 받은 사람은 19명이지만 1억이 넘는 사람들이 평생을 저렇게 박봉에 시달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곳이 일본입니다.
따라서 과학계/의학계 지원한다고 엄청난 기금을 모으고 뭐 이런게 필요한게 아닙니다. 이런 짓하면 오히려 지금 조용히 자라고 있을 노벨상 싹을 싹둑 잘라버리는 짓이 될지도 모릅니다. 아니 이미 많은 싹을 잘라버렸을 겁니다.
차라리 지금 지원이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키우는 것입니다. 컴퓨터 게임만 하도록 만드는게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게 아닙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도 필요합니다. 4가지 없는 사람은 아이를 낳을 수 없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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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s
10.14 09:38
황우석처럼 이름값+한명의 천재에게만 과도한 관심을 쏟는게 안타까울뿐입니다.
더불어 당장 2~3년안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사기꾼이라고 매도하는... 그런 조급함이 황우석 사태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DoNotDisturb
10.11 10:22
기반기술을 잘 조합해서 상품화하고 잘 파는 것도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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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s
10.14 09:41
분명 그런것도 능력이지만... 제반 기술이 전부 해외에 의존 한다는게 안타까울뿐입니다.
S사의 계열사에서 만든 재료로 생산했다가 로스가 너무 많아서 일본의 재료를 사다가 만드는 실정입니다.
그 계열사는 관련 사업을 접었고요.
친일파로 보다뇨. 아닙니다.
저게 현실이고, 국민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부품은 대체가능한 부품이 있을테니, 대체하기 힘든 부붐이 있을텐데, 그 부품 위주로라도 산업을 개혁해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목숨을 내놓고 사업을 하다뇨. 미련하기 짝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