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태를 보면서
2014.11.26 02:15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면서 항상 우려가 되는 게 이런 해킹에 의한 인출이었는 데 드디어 한국에서 현실이 되었군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인 데, 하나는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횟수의 인출이 어떤 확인절차도 없이 가능하다는 것과 이후 농협의 자기 책임이 아니라는 대응인데요.
제가 미국에서 사용하는 chase 와 bank of america는 조금만 이상한 거래가 포착되면 바로 연락이 오고 지급정지가 되어서 제가 전화나 이메일로 확인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의 이동 반찬가게가 엘파소에 와서 제가 결제를 크레딧 카드로 할려 하면 바로 연락이 옵니다. 평소에 잘 안 가는 지역의 atm machine에서 현금을 찾으면 이메일과 텍스트가 옵니다.
이후의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서 지급을 못한다는 농협의 답변에는 그냥 할 말을 잊었습니다. 아마 미국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원금에 이자, 보상금까지 지급한다고 할 것 같은데요. 결론은 농협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안전장치가 없는 다른 은행의 경우는 빨리 구좌를 닫는 게 상책일 것 같습니다. 이제 모두 집에 현금을 재어두고 사는 시대가 다시 도래하려나요.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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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1.2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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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농협건은 아직 전모가 드러나지 않아서 속단하긴 이릅니다만, 제 주변의 보안관련자들은 분명히 농협이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로 잡아냈어야 했다고 합니다. 본문에서 chase, BOA 말씀하신 것처럼요.
물론, 정상거래처럼 위장할 방법이 없지는 않을것이라는 이야기도 같이 나오긴 합니다만.
저도 아직 계좌거래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으나, 삼성카드에서는 FDS에 여러번 걸려서 전화 많이 받아봤습니다. :-)
신문기사를 찾아보니 농헙은 아직 FDS를 가지고 있지 않은 듯 합니다. 10월에 구축을 위한 MOU를 맺었다는 기사가 떠있고, 연말까지 구축완료 예정이라는군요.
카드사들은 FDS가 일반화되었는데, 의외로 은행은 10월 기준으로 FDS를 구축하고 있는 곳이 신한은행과 부산은행뿐이라고 합니다. 농협이랑 전북은행이 추가로 구축중이구요.
은행들이 좀 일찍 신경을 썼더라면, 100퍼센트는 아니라도, 웬만큼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 아닐까 싶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이번 농협의 대응은 더 안타깝구요...; -
DoNotDisturb
11.26 09:32
은행은 FDS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신용카드는 모두 FDS가 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은행거래는 다중인증수단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전화인증, OTP 등)을 통해 거래되지만, 신용카드는 별도의 인증 없이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
슬슬 은행도 FDS 구축이 추세가 되려나요? 사실 FDS는 원천적인 예방이 아니라 마지막의 마지막에 한번 걸러내는 수단에 불과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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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11.26 22:05
미국의 경우 은행에도 FDS보다 더 강력한 거래추적시스템을 갖고 추적하도록 규제합니다. 자금세탁방지법이나, 애국법 등의 영향으로 인해서 이런 것만 전담하는 오퍼레이션 부서가 있습니다. 한국의 은행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농협의 경우 시스템 자체가 워낙 낙후되었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의 시스템이나 투자는 비용이 많이 들고 부하가 많이 가기 때문에 미국처럼 강제하기 전에는 그냥 갈겁니다. 미국처럼 제대로된 소송도 없어서 말만 하다가 끝날 여지가 있습니다. -
종다리
11.26 07:36
미국은 저 사고의 입증을 기업이 증명해야 하는데 여기는 국민이 기업이 사고친걸 입증해야 합니다 -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입증 책임이 약자인 피해자인 국민에 있죠. 그래서 바뀌지 않는 거죠. 개인이 큰 기업이나 은행을 상대로 입증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닌데. 정말 내가 왜 세금내고 이 나라에서 사는지 의문만 가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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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1.26 09:25
실제로 안타까운 현실은.. 이 사건을 누군가가 사고의 전말을 입증해야 한다고 보는 부분입니다. 이 사건은 누군가가 사고의 전말을 입증해야 하는 사건이 아닙니다. 그건 농협 내부의 문제이고, 절대로 카드가입자에게 손해가 가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실제로 카드가입자가 카드사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은 어떻게 하느냐. 그 경우에도 카드사 (여기서는 농협)가 일단 모든 책임을 지고 손해를 떠 안은 다음, 수사과정을 통해서 누가 사기를 친 것이냐를 밝히는 것이지 다짜고짜 가입자가 누가 잘못한 것인지 밝히지 않으면 가입자가 조금이라도 배상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신용사회의 바탕을 뒤흔드는 짓입니다.
우리나라가 이북같은 지배체제라면 상황이 다르겠지만 설마 농협이 종북은 아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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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상황은 뭔가 이상합니다.
전에 북한이 저질렀다고 하는 사태도 이상했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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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어떻게 돈이 인출 되었는지 원인 파악 못 했다는 이야기 듣고
오늘 농협 관련 계좌 없애고, 제 개인정보 지워달라고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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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bertolee
11.26 11:19
만약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정이라면 농협에서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냥 쉽게 생각해서 누구에게 물건을 맡겼는데, 원인 불명의 화재가 나서 그 물건이 소실되었다고 하더라도 맡았던 사람이 책임 못지겠다고할 수는 없지요. 민법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위험부담 법리라고 해서 다루고 있지요. 기사의 내용은 단편적이라 기사 내용만 보고 결론을 단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농협도 법무팀이 있을테니 무조건 책임지지 않겠다는 최종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닌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아마 다만 농협의 대응 수준이 저 정도라는 것이 -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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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오천만
11.28 23:05
예전부터 농협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이미 정리했습니다. 농협은 개념이 정도가 넘칠정도로 없어요,,,, 미리 대비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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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국민은행도 체크카드 간만에 쓰니깐 바로 핸드폰으로 전화오더군요 봄인 결재한가냐고 ㅋㅋ
상식밖의 개념인데.. 그게 우리 나라의 현실일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크레딧 카드 분실로 인한 손해는 분실신고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은 내가 책임.. 그 이후는 카드회사가 책임 (무슨 책임) 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게 당연한 것인줄 알다가 미쿡 와서 크레딧 카드 분실로 인한 손해는 신고 시점과 관계없이 카드사 책임 이란 얘기를 듣고 감동했었더랬지요. 지금은 그게 당연하고 왜 신고할때까지 책임 안지는지 이해가 안가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크레딧 카드란건.. 사람의 신용을 보고 거래하는 수단입니다. 카드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 사람을 잘 확인하는 방법을 강구해야지 그 사람에게 네가 갖고 있건 않건 너를 잘 밝혀라 라고 주장하는게 말이 안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