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첫발을 내 딛는 젊은 KPUGer 님들에게 ..... (2) 입사 ....첫 출근
2012.02.16 14:42
* 이 글은 제가 몇 년 전까지 근무했던 작은 회사에서의 일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므로 현재의 근무 분위기나
사회 여건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높은 경쟁율을 뚫고 입사에 성공한 신입직원들은 그야말로 온실에서 자라다 이제는 찬바람 부는 황야에 내동댕이 쳐진 듯한
자신의 모습을 곧 깨닫게 됩니다.
여태까지 부모의 따뜻한 보호와 캠퍼스 생활의 낭만에 취해있던 신입들은 그제사 각종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사회라는 던전에
투입되는겁니다.
곁에 있는 파티원 (직장 동료나 선배) 들을 믿는다구요?
암, 믿어야지요. 믿고 의지해야합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몬스터 처치 후 드롭된 아이템을 먼저 주워가기 위하여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있는 경쟁자임도 잊지 마십시오.
단순한 사무직이 필요해서 여직원 1명을 채용했을때의 이야기입니다.( 내심 세전 연봉 1,200을 산정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수행할 업무는 중급 정도의 워드,엑셀,파워포인트 구사 능력과 영어문서의 수발이 가능한 정도의 영어실력이었습니다.
믾은 인원의 공채도 아니어서 그냥 워크넷에 구인 광고를 올려 놓고 1주일의 접수기간을 설정했습니다.
1주일 후 정확하게 30명의 지원자가 있더군요.
지금은 정확한 비율이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고졸 10% , 전문대졸 20% , 4년제대학 이상 70% 정도의 비율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나타난 소위 "스펙"만 따지면 어느 대기업에 들어가기도 아까울을만큼 훌륭합니다.
( 예나 지금이나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하군요.)
고민끝에 5명을 먼저 서류로 뽑고 2차 면접일을 통보했습니다.
역시나 면접장에 들어오자마자 연봉, 기타 수당, 근무시간 ,휴무일 등을 알아보기 바쁜 지원자들 이력서에는 면접관들의 "비표"가
표기되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는 노동법에 의거한 근로자의 고유한 권한이지만 적어도 면접때 만큼은 노는 것 보다는 일하는 것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지않겠습니까.)
그리고는 최종적으로 서울소재 유수한 대학에서 OO학과를 졸업한 직원을 선발했습니다.
토익점수가 900점을 넘고 MS 인증 자격증과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몇 가지 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아주 야무지게 생겼던
서울 출신의 친구였습니다.
해당부서 팀장에게 직원을 인계하고는 며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의례껏 그렇듯이 기존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고 책상에 쭈뼜거리며 앉습니다.
책상 서랍에 들어 있는 개인 문구등을 하루에 몇 번씩 정리하고 아무 서류 한 장 들어있지 않는 파일들을 수시로 만지작거리기도 합니다.
어쩌다 자기 책상의 전화가 울리면 제때 받지 못해 우왕좌왕하기도 합니다.
점심때가 되어도 같이 가자는 선배들이 없으면 그야말로 자기가 지금 왕따 당하고 있지않나하는 불길한 생각에 은근 혼자서
눈물 흘리기도하고 괜히 서러워지기도 하지요.
그렇게 그렇게 힘든 며칠이 지나고 서서히 사무실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전화도 먼저 픽업을 할 줄 알고 선배들에게 커피도
타 줄 수 있는 아량과 용기도 생깁니다.
곧 있을 신입직원 환영 회식에 보여줄 자신만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한 달 정도 지났을때입니다.
그 친구에게는 2개월의 수습기간을 부여했기때문에 팀장의 OJT중간보고서를 받아보았습니다.
평균점은 되더군요.
근데 제가 그 보고서를 받던날 오후에 작은 사단이 났습니다.
제가 바쁜일로 간단한 영문서류 번역을 맡겼는데 아무리 읽어봐도 이해가 되지않는 해석이 되어 있더군요.
알고보니 "securities" 라는 단어가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security (보안)" 와 "secuities(증권)"......이 둘을 구분하지 못해그야말로 소설을 쓴것이지요.
해석 중 모르는 단어가 있거나 해석상 문맥이 맞지 않는다면 당연히 사전을 찾아보면 되지만 그 직원은 너무나 쉬운단어라 여겨
단순히 "security"의 복수형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앞뒤 문맥이 맞지 않는 소설을 지어낸거지요.
흔히 고등인력이라 불리우는 직원이 범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유명대학을 졸업하고 토익을 고득점한 한 여대생의 실수라 하기에는 너무나 참담한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제가 수정해준 그 서류로 2차 서류를 꾸민 다른 직원이 저의 칭찬을 듣기는했지만
사실 남이 만든 서류의 잘못을 지적해내고 조금 수정하는 것 만큼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사회는 이런 치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신입직원 여러분들이 긴장의 끈을 조금도 놓으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다음에는 OJT 에 대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 to be continued.....if you want )
코멘트 25
-
푸른솔
02.16 15:58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
대머리아자씨
02.16 15:25
개인적으로는....
말조심... 입에 힘주고 꽉 다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말해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푸른솔
02.16 15:59
저에게도 말씀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삼가 더 조심하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머리아자씨
02.16 16:08
아이쿠, 아닙니다.
덧붙여서 출발하는 분들에게 말씀드린다는 것이고요.
저도 이렇게 생각하면서 지키지도 못합니다.
말이 화근이 되어 최근에 곤욕을 치른 일이 있어서 과민하게 덧붙였습니다.
다들 안전한 직장생활하셔요. ^^
-
후후후 이글도 시리즈가 되서 5개만 넘어가면 생활노하우에 옮겨 놓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푸른솔님글들중에 다른분들에게 도움이 상당히 되는글이 많은데요~~
-
푸른솔
02.16 16:00
과분한 칭찬 몸둘 바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4회를 넘지 않을 것 입니다.....^^::
-
클라우드나인
02.16 16:00
증권securities.. security의 복수형이 맞긴 한데요. ^^; (엉뚱한데 딴지거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증권은 '보호하고 지켜야 할 정도로 중요한 어떤 뭉텅이'라는 의미에서 security의 복수형인 securities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토익 가르치는거야 단어의 뜻 싸그리 무시하고 단어 리스트 달달달 암기 + 본문에서 단어 골라찍기 수준이라서, 언어적 사고는 커녕 정말 객관식 찍기 시험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회사에서 볼 때에는 '성실성 판단의 척도'로 쓴다던데 -_-; 영어문제 풀기 좋아했던 사람으로선 정말 납득하기 힘든 사고방식이고요.
그냥 달달달 하는 능력만 있지, 거기서 머리를 굴려서 뭘 잘 하는 것과 토익점수는 하등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토익으로 언어능력이 길러진다면, 문맥도 안 맞는데 보안으로 해석하진 않았을 것 같고요. 저 학생이 변명하는 말도 귀에서 들립니다. '저 단어 안배웠어요!'
토익은 오히려 다 외워서 찍어버리면 된다! 10번 시험봐서 1번만 잘 보면 된다! 한탕주의를 만연하게 하는 것 같단 생각도 하곤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푸른솔
02.16 16:06
맞아요. 영문학을 전공한 저였지만 저는 토익,토플 시험을 보지 않아 점수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아직도 토익,토플,텝스 같은 점수에 별 의미를 두지않는 주의랍니다.
그리고 상기 에피소드는 일부러 그 직원을 테스트하기 위함이 아닌 실제 일어났던 작은 예화랍니다.
(어쩌면 이 사건이 진짜로 그런 성실성 판단의 척도가 된다는 설이 된게 아닐까요ㅎㅎ.....)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
꼬소
02.16 16:16
재밋게 잘 봤습니다.ㅎ
-
푸른솔
02.16 20:15
감사합니다.
-
파티원 에서 뿜었습니다. ㅋㅋ 게임 플레이 좋아하시나요??
-
푸른솔
02.16 20:16
사실 ....게임은 모르고 못합니다. 몇 년 전 스맛폰으로 바꾸고 제노니아 몇 번 해본게 다입니다.....ㅡㅡ::
-
준용군
02.16 17:36
연봉 1200-_-;;;.......
추천:1 댓글의 댓글
-
Fatal
02.16 18:02
........
-
푸른솔
02.16 20:18
...... ㅡㅡ::
-
푸른솔
02.16 20:17
...... +_+
-
룬이입니다
02.16 18:19
파티원이라ㅋㅋ 진지하기만할수있었던글에 웃음을 가미시켜주셨네요 피가되고살이되는 글^^ 이제갓2년차되는 신입 요긴하게 숙지하고 생활하겠습니다 케퍽취준생들의 멘토가 되어주세요 -
푸른솔
02.16 20:17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
준용군
02.16 19:15
연봉 1200 그것도 세전이라고 하셨으니-_-
시금 근무시간 하루 8시간 기준 주 40시간 근무지 라고 생각한다해도-_-...
최저임금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생을 고용하신거로군요+_+
-
푸른솔
02.16 20:26
주제가 조금 빗나가는 것 같지만.....
대강 6~7년 전 이야기이니 그때 기준으로 보면 노동력을 갈취하는 수준은 아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기업의 경우 직원고용에 의한 소요 비용은 직접비용인 인건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당시 제가 몸 담았던 회사는 식비 별도 지급이었고 4계절 직원 유니폼을 비롯한
복리후생 비용과 명절떄의 특별 상여금, OJT 및 각종 연수비용등을 포함한 교육비 또한 무시할 수 없지요.
이 부분은 기회가 되면 다음번에 약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4대 보험의 회사 부담분 또한 적지 않아요. 피고용인 입장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대략 지급연봉의 50% 전후로 각종 명목의 비용으로 지출된다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
준용군
02.16 21:44
4대보험관련은 보통 사측에서 50%이상을 지불하지요 근무복 지급은 당연하거고요-_-
식비는 급여에 포함되거나 각자해결로 압니다; 복리 후생과 상여금 교육비용은 별개문제 겠지요.
5-6년전에도 지금 최저 연봉 기준(중소기업 깁준 1800-그이상) 별반차이없던걸로 기억하네요 당시 1500선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큐브
02.16 23:00
준용구님//푸른솔님께서는 본봉기준으로 말씀하신거 같아요. 보통 연봉얘기할때 퇴직금 상여금 각종수당 포함해서 얘기하니까 흔히들 말하는 연봉이라고 보면 1600~1800쯤은 되지 싶은데요^^ -
맑은샛별
02.16 23:45
글이 자연스럽게 읽히네요. ^^
유익한 내용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
푸른솔
02.23 16:31
좋게 평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 |
---|---|---|---|---|
303 | 자동차 셀프 수리 도움 현대/기아 자동차 해당 | 아람이아빠 | 01.03 | 411 |
302 | [처음 해본 경험] GE oven keypad 가 F0/FB 에러코드를 내면서 뻗는 증상 [1] | 왕초보 | 09.10 | 466 |
301 | 수퍼소닉님의 간헐적 단식 [1] | 왕초보 | 04.10 | 552 |
300 | [처음 해본 경험] 에어콘 실외기의 Capacitor 교체 [2] | 왕초보 | 07.12 | 604 |
299 | 자작홈오토 - IFTTT나 홈킷등의 도움없이 아이폰 프레즌스 디텍션하는 방법 [1] | 건설노무자 | 08.09 | 690 |
298 |
윈도10 성능 향상팁 (꿀팁)
[6]
![]() | matsal | 05.01 | 763 |
297 | 항공사 마일리지 사용하기 [4] | 상현아빠 | 03.30 | 864 |
296 |
애플워치 간단팁 2개
[1]
![]() | matsal | 04.16 | 963 |
295 |
업무용 의자 고르기
[4]
![]() | TX | 11.06 | 995 |
294 | 뜬금없는 미쿡 캘리포냐에서 운전면허 따기 [3] | 왕초보 | 06.13 | 1301 |
293 | KPUG.KR 이용 팁??? [8] | 채리새우 | 03.10 | 1944 |
292 | 디지털 메모에 대한 연재 - 3 [3] | Freedom^^ | 10.21 | 2002 |
291 | KPUG 강좌, KPUG 자료실 2,000점 이벤트 [3] | KPUG.KR | 03.03 | 2015 |
290 | [연재] 위키에 대한 썰 풀기 [3] | Freedom^^ | 05.09 | 2043 |
289 |
케퍽에 열심히 작성하고 등록버튼을 눌렀는데, 로그인이 풀렸다!
[3]
![]() | yohan666 | 01.19 | 2065 |
288 | [리스트] のろのろ日本語 (Mongster님 강의중) [4] | 왕초보 | 12.15 | 2088 |
287 | 가영아빠님의 구리스몽키 시리즈 모음 -- 왼쪽메뉴 필요하세요 ? | 왕초보 | 07.17 | 2091 |
286 |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곧 아이디어입니다. [5] | Freedom^^ | 03.26 | 2130 |
285 | 케익 드실 때. [8] | 하얀강아지 | 12.29 | 2147 |
284 |
리눅스 역상으로 쓰자
[8]
![]() | 영진 | 12.21 | 2153 |
사회생활의 내공이 느껴지시네요 ^_^